'성공사례' 김성배, KBO가 대만족한 이유
SBS Sports
입력2012.10.27 11:09
수정2012.10.27 11:09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실시된 2차 드래프트에서 모두 27명의 선수가 소속팀을 옮겼다. 즉시 전력 감 선수를 영입한 구단도 있었고 미래를 보고 유망주를 지명한 구단도 있었다. 당시 각 구단에서는 2차 드래프트의 효용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는 의견이 많았고, 처음 제도를 실시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역시 성공을 장담하지 못했다.
2차 드래프트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성공 스토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고의 성공사례는 단연 롯데 김성배(31)다. 김성배는 지난해 두산에서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1승 5패 평균자책점 5.88로 부진했고, 오른 팔꿈치 통증까지 겹쳤다. 그러자 두산은 김성배를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고, 롯데가 1라운드 지명으로 영입했다.
김성배는 팔꿈치 통증으로 올해 전지훈련에 뒤늦게야 합류할 수 있었다. 당시 그는 "(두산에서) 선발로 나가서 힘들었지만 중간계투는 자신 있다. 1이닝을 막는 건 상대적으로 쉽다"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김성배는 올해 호언장담 그대로 상대의 1이닝을 지워 버렸다.
부상을 털어버린 김성배는 수술로 이탈한 정대현의 공백을 100% 메우며 '양떼야구'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69경기에 출전, 3승 4패 2세이브 14홀드를 기록한 김성배가 없었다면 올해 롯데의 4강도 힘들었을 정도다. 시즌 막판에는 오른 손목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그는 진가를 드러냈다.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 전 경기 출장, 그리고 SK와의 플레이오프도 4차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출전해 역투를 펼쳤다. 준 플레이오프 MVP는 정대현이 차지했지만 김성배는 말 그대로 '어깨가 빠져라' 던졌다.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을 앞두고는 "지친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결코 도망가는 피칭을 하다 맞고 싶지 않다. 끝까지 정면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결국 롯데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김성배가 올 한해 펼친 활약은 기록으로 남아있다. 롯데 구단에서는 벌써부터 "연봉 대폭 인상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올해 김성배가 없었다면 불펜 운영의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했을 것 같다. 그리고 정대현이 8월까지 몸을 완벽하게 끌어올린 것도 김성배의 활약 덕"이라고 말한다.
김성배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는 건 롯데뿐만이 아니다. KBO 역시 김성배가 고맙다. 플레이오프 기간 중 만난 KBO 관계자는 "우리에겐 김성배가 고맙다. 각 구단의 반대가 많았던 2차 드래프트였는데 이 제도를 통해 수혜를 본 구단이 나왔고, 선수 역시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됐다"며 "2차 드래프트라는 제도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선수들이 뛸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면 김성배의 공이 적지 않다"고 했다.
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될 때 빠른 속도로 자리 잡은 건 개막전에서 터진 이종도의 끝내기 만루홈런 덕이라는 말이 있다. 프로야구의 성공에 회의감을 품던 사람까지 사로잡은 극적인 한방이었다. 이처럼 처음 시작되는 제도는 첫 성공사례가 중요하다. 2차 드래프트는 김성배의 존재로 단단하게 뿌리를 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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