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 그의 기다림이 만든 두 가지 소득
SBS Sports
입력2013.06.27 15:09
수정2013.06.27 15:09
넥센 히어로즈의 외야수 이성열(29)은 지난 26일 목동 SK전에서 그가 쉽게 보여주지 않던(?) 모습을 선보였다.
평소 빠른 승부로 볼카운트를 항상 불리하게 가져가는 것과 선구안이 좋지 않은 점이 단점으로 지적됐던 이성열은 이날 팀이 0-1로 뒤진 2회 무사 1,2루에서 윤희상의 9구째 공을 당겨쳐 우월 역전 스리런을 날렸다.
이 역전 홈런으로 리드를 가져온 넥센은 7-4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대부분의 시선은 이성열에게 쏠렸지만 그 이유는 홈런보다도 그가 8개의 공을 참아냈다는 것이었다. 이성열은 번트에 실패하면서 2S1B에 몰렸으나 볼 2개를 기다린 뒤 파울 2개, 그리고 9번째 높게 들어온 포크볼에 배트를 냈다.
이날 홈런으로 이성열은 이제 쉽게 유인할 수 없는 타자 이미지도 갖췄다. 이성열은 경기 후 "살아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나쁜 공은 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오늘도 유인구를 잘 참은 게 좋은 결과를 낳았다. 처음부터 조금 높은 공을 생각했는데 운좋게 실투가 들어와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성열의 기다림은 의외의 소득을 낳기도 한다. 넥센은 지난 22일 목동 NC전 때 1-1로 맞선 9회말 2사 1,3루 이성열 타석에서 에릭의 낮은 공이 뒤로 빠지면서 3루주자 박병호가 홈을 밟아 2-1로 끝내기 승리, 감격적인 8연패 탈출을 맛봤다. 26일 경기에서도 3회 이성열 타석에서 폭투가 나온 사이 2루주자 박병호가 홈까지 쇄도했다.
투수들은 아웃카운트를 잡기 위해 이성열이 평소 헛스윙을 자주 하는 낮은 공을 많이 던진다. 그러나 그 공을 이성열이 참으면서 오히려 폭투가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다. 이성열의 타점은 아니지만 팀 득점에 도움이 되곤 하니 '폭투 유도'도 소소한 능력이 되고 있다.
이성열은 26일 경기 후 "아직도 팀이 제가 생각한 성적까지 가려면 승수를 더 쌓아야 한다. 팀이 계속 지는 동안 저도 못해서 잠도 안오고 밥맛도 없었다. 앞으로 승수를 쌓는 데 초점을 두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성열의 발전이 힘들었던 넥센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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