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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참 어려워" 노장 김응룡의 깊은 한숨

SBS Sports
입력2013.07.25 08:57
수정2013.07.25 08:57

"아이고, 야구 어려워. 참 어려워". 

한화 김응룡(72) 감독은 최고의 명장이었다. 1983~2000년 18년간 해태에서 무려 9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1986~1989년에는 한국시리즈 4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삼성으로 옮긴 뒤 2002년에는 팀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선사, 개인 통산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뤘다. 



패배를 모르는 승리의 명장이었지만, 8년 공백을 깨고 돌아온 한화에서는 너무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야구 인생을 통틀어 이렇게 힘든 시기는 없었다. 개막 13연패부터 꼬이더니 지금도 승률 3할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24일까지 22승53패1무 승률 2할9푼3리. 9개팀 최하위로 안타까운 지경이다. 

천하의 명장이었던 김응룡 감독도 뾰족한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아이고, 야구 어려워. 참 어려워"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일평생 야구만 해오고 있는 노장이지만 야구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김 감독은 "좀처럼 고비를 못 넘긴다. 잘 하다가도 그러니 죽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해태 시절에는 야구가 재미 있었다. 삼성에서도 해마다 한국시리즈에 올라기니까 좋았다"며 "야구는 이기면 재미있다. 그러나 계속 지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금은 야구가 정말 어렵다. 이 나이에도 그렇다"고 한탄하듯 말했다. 승승장구한 해태·삼성 시절과 비교할 때 지금은 너무나도 초라하다. 

명장의 패기도 온데간데 없어졌다. 과거 애매한 판정 있을 때마다 심판들을 강하게 몰아치던 호랑이 감독의 모습이 없어진 것이다. 퇴장만 무려 6번으로 역대 최다 기록이지만 올해 항의를 하러 나온 것도 손에 꼽을 정도. 김 감독은 "젊었을 때 항의를 많이 했잖아. 몇 번 항의해봤지만 달라지는 게 없더라"고 했다. 



프로야구 사상 첫 감독 1500승 대기록에도 2승만이 남았다. 김응룡 감독은 통산 2755경기에서 1498승1191패66무 승률 5할5푼7리를 기록 중이다. 감독 최다승 2위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기록하고 있는 1234승과도 매우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 김 감독이 1500승을 달성하면 당분간 쉽게 깨지지 않을 기록이 될 전망. 

그러나 대기록의 감회에 젖는 것도 김감독에게는 그야말로 사치였다. "1500승? 그거 뭐 한화에서 한 것도 아니지 않나. 한화에서 30승도 못 하고 있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나". 1500승의 기쁨을 누리기에는 지금 처해있는 상황이 너무 냉혹하다. 코치 4명 교체로 승부수를 던지며 시작한 후반 시작부터 달라진 경기내용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결과는 모두 패배. 배수진을 친 김 감독이지만 마음대로 안 된다. 야구 참 어렵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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