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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자들] 펜싱 원우영 위원 "유럽 견제? 우리는 실력으로"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6.07.31 13:07
수정2016.07.31 13:07


올림픽에는 수많은 레전드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을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중계석'이죠. 이제는 과거가 됐지만, 그들에게도 파란만장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제자 혹은 후배들의 도전을 누구보다 뜨거운 목소리로 전할 수 있습니다. '해설자들'에서는 2016 리우 올림픽에 나서는 또 다른 레전드들을 만납니다. 이번 주인공은 펜싱의 원우영 위원입니다.



펜싱은 사격이나 양궁 등의 종목과 비교하면 효자 종목 중 가장 '후발주자'입니다. 더불어 비인기 종목이기도 하죠. 하지만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은 이 두 가지 분야에서 펜싱 대표팀의 위상을 한 번에 바꿔 놓은 대회였습니다. 런던 올림픽에서 우리 펜싱 대표팀은 금 2개, 은 1개, 동메달은 무려 3개를 목에 걸었습니다. 선수단 전체의 객관적인 기량에서 10위권 진입조차 꽤 아슬아슬한 목표로 여겨졌던 우리 한국 선수단은 펜싱의 대활약 속에 런던 올림픽에서도 종합순위 5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더불어 화제를 모았던 것이 '신아람의 1초'였습니다. 누가 봐도 명백한 오심. 여자 에페 개인 준결승전에서 독일의 하이데만과 맞붙었던 신아람은 종료 1초를 남겨 두고 경기를 리드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순간 1차, 2차 공격까지 모두 막아냈지만 시간은 흐르지 않았고 경기는 다시 재개됐습니다. 결국 3차 공격에서 포인트를 가져간 하이데만이 결승 진출. 신아람은 항의의 표시로 피스트를 떠나지 못했지만 심지어 강제 퇴장까지 당했었죠.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던 펜싱 대표팀의 새 역사는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 속에 쓰여졌습니다. 그리고 당시 신아람에게 내려진 오심은 지금 '올림픽 역대 최악의 오심'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비인기 종목 중 하나였던 펜싱은 올림픽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종목으로 비상한 것도 사실이고요.
이번 리우 올림픽에 우리 펜싱 대표팀은 총 17명의 선수가 출전합니다. 남자 7명, 여자 10명의 선수가 메달에 도전하게 되는데 우리 올림픽 선수단의 개회식 입장 기수를 맡은 남자 사브르의 구본길 선수부터 여자 펜싱 최초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건 남현희 선수까지 제 각각 올림픽에 임하는 각오도 비장합니다. 런던 올림픽에서 원우영 SBS 펜싱 해설위원과 함께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견인했던 구본길 선수는 이번 리우에서 반드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습니다. 자신의 무려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 도전하는 백전노장 남현희 선수는 여자 플뢰레의 메달색을 좌우할 중심축이기도 합니다.

원우영 SBS 해설위원은 선수가 아닌 해설자로 올림픽에 가게 되는 심경을 묻자 "불과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함께 대표팀 생활을 하던 동료들이었는데, 그 선수들을 경기장 밖에서 해설자로 보게 된다니 나 역시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떨리고, 설렌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아주 최근까지도 팀 동료로, 선배와 후배로 우리 펜싱 대표팀 선수들을 지켜봐 온 장본인. 원우영 위원은 '런던 역대 최고 성적'이 갖고 있는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우리 펜싱 대표팀이 런던 올림픽에서 소위 '대박'을 냈다. 그래서 이번 리우 대표팀은 런던 대회 성적을 넘기 위해 부담도 정말 클 것이다. 하지만 목표가 커진 만큼 준비도 정말 열심히 했다. 선수들이 평소 하던대로만 컨디션을 유지해 준다면 런던 이상의 성적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4년 간의 기다림.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기쁨에, 아쉬움에 그 어떤 종목의 선수들보다 많은 눈물을 흘렸던 우리 펜싱대표팀은 이제 세계무대에서 다시 한 번 자신들의 기량을 입증할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마지막 관건은 우리 대표팀을 향한 집중견제. 런던 대회를 기점으로 국제 무대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펜싱은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또 한 번 유럽 및 상대국들의 견제 대상에 올라 있습니다. 걱정스런 마음에 불안함은 없는지 물었을 때 원우영 위원이 '현답'을 들려줍니다. "분명히 이번에도 유럽 선수들의 견제는 심해질 것이다. 우리를 대비한 작전도 많이 세웠을 것이다. 하지만 견제는 견제일 뿐이다. 우리는 실력으로 보여주면 된다."

우리 펜싱 대표팀은 한국 시간으로 오는 8월 7일 새벽부터 신아람, 최인정, 강영미가 출전하는 여자 에페 개인전과 허준이 출전하는 남자 플뢰레 개인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메달 싸움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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